프로덕트 매니저 부트캠프 회고
PMB를 선택한 이유
2021년 5월, 현직 스타트업 PM분께 티타임을 요청해서 이력서 관련 조언을 받았다. 꼼꼼히 봐주시고 조언해주신 덕분에 서류를 개선할 수 있었지만, 집에 돌아오는 길에는 머릿속에 고민이 꽉 차있었다. "지금까지 쌓아온 경험은 좋지만, 그래서 입사 후 어떤 PM이 되려는 것인지 잘 보이지 않는다"는 피드백을 들었기 때문이다. 그 PM분께서는 사이드 프로젝트를 추천해주시면서, 반드시 "개발자와 함께 일해본 경험"을 쌓으라고 말씀해주셨다.
브런치나 미디엄의 아티클을 읽으면서 개발/프로덕트 관련 지식은 독학할 수 있지만, 사이드 프로젝트는 혼자 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개발자를 구해야 하고, 디자이너도 구해야 했다. 그들을 구하려면 그전에 문제 정의도 기획도 해야 했는데, 경험이 없어서 막막하기만 했다. 사이드 프로젝트 팀원을 구하는 웹사이트/카페 등등을 돌아다니며 정보를 얻었지만 사이드 프로젝트를 하기 이전에 내가 기획자로서 준비되어있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떡하지? 어디부터 어떻게 해야 하지?
개발자와 함께 일하려면 어떤 준비를 해야 하지?
다른 사람들은 대체 어떻게 PM이 되는 건지...
그러던 중에 코드스테이츠 PM 부트캠프 광고를 봤다.
1. 강의를 들은 후에는 팀 프로젝트를 하게 되고, 그 이후에 사이드 프로젝트도 진행할 수 있다
2. 물론, PM이 되기 위해 갖춰야 하는 다양한 지식들과 툴을 익힐 수 있는 커리큘럼도 마음에 들었다
3. [we win 코스]를 선택하면 취업 이후 소득 공유 방식으로 수강료를 지불할 수 있기 때문에, 현재 무소속/고정 수입이 없는 상태로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내 상황에도 적합하다
지원해서 합격이 될지 안 될지 모르지만 그래도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서둘러 지원서를 쓰고 인터뷰 영상을 찍었다. 일요일 23시 58분에 가까스로 모집 지원을 마쳤고, 화요일에 [we win 코스] 합격 통보를 받게 되었다.
8주 동안 얻은 것
1. 최대치를 뽑아내는 학습 태도, 빠른 산출 능력 ㅡ "토론 수업, 블로깅 과제"
토론 수업은 기대되면서도 피하고 싶은 마음이 동시에 들었던 수업이었다. 랜덤하게 매칭되는 팀원들과 알아서 역할을 나누고 주어진 주제로 토론을 하고, 그 내용을 정리해서 발표하는 것. 코로나 시국이 시작된 후로 숱한 온라인 기반 커뮤니티 활동, 세션을 경험했지만... 여전히 어려운 건 어려운 거였다.
처음엔 낯설었던 동기들과 어색한 침묵도 흘렀지만, 곧 적응하면서 빠르게 토론을 이끌어나갔다. 마지막 토론 수업 때에는 발표도 했다. 결국엔! ㅋㅋ 해내고야 말았다!
토론 과정에서 각자의 경험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도 많았는데, 그럴 때마다 이전 경험을 새롭게 해석해볼 수 있어 즐거웠다! 특히 2020년도 초에 맛집 리뷰 어플 "뽈레"의 유저 인터뷰 대상자로서 광화문 위워크 오피스에 다녀온 경험을 <유저 리서치 경험>을 주제로 한 토론 때 공유했었던 게 기억에 남는다. 유저로서의 경험도 PM 업무 역량의 기반이 될 수 있구나! 지난 경험을 긍정하는 계기이자 새로운 발견이었다.
정말로, 어디까지를 배움으로 봐야 할까? 교실에서 선생님이 가르쳐준 내용? 아니면 아르바이트, 회사 생활을 통해 배운 내용? 특정 맛집 리뷰 앱의 매니아로서 유저 인터뷰에 초대되어 앱 서비스 담당자분들과 열성적으로 2시간 동안 대화하고 온 경험? 배움은 도처에 있다. 어떤 강의를 수강한다고 해서 드라마틱하게 성장하지는 않는다. 결국 내가 어떤 태도를 갖고 경험하며 학습하는지가 제일 중요하다고 느꼈다.
사실 가장 어려웠던 점은 내가 아니면 아무도 대신 공부해주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공부가 원래 그런 것이지만, 여태 공부해왔던 전공도 아닌 새로운 분야의 지식을 매주 새롭게 학습하면서, 배운 내용 이상의 결과물(블로깅 포스팅)을 주기적으로 내야 하는 미션. 처음에는 꽤나 부담감을 느꼈다. 직접 지식을 습득하고 소화해서 내 것으로 만드는 것. 한 문장으로 표현하면 쉽지만 실천하려면 무척 어려운 것인데, 이걸 무사히, 21번이나 해내고 나니 자신감이 붙었다.
IT 업계/PM/프로덕트와 관련된 글을 발행하는 블로깅 과제를 하면서 힙서비 생각도 많이 났다. 2021년 올해 상반기부터 힙서비 3기, 4기에 참여하면서 숱하게 연습했던 "발견 ㅡ 학습/분석 ㅡ 공유"의 과정이지만, PMB 블로깅 과제는 달랐다. 보다 넓은 범위에서 더 잦은 빈도로 진행했기 때문에 솔직히 연습이 안 될 수가 없고, 실력이 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나도 내가 이렇게까지 해내리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으니까. 😅
예전에는 커리어, 직무 관련 글을 쓰고 싶으면서도 뇌피셜 아닌, 제대로 된 근거를 갖춘 결과물(글)을 만들어본 경험이 없어 자신감이 생기질 않았는데, 지금은 뭐 자신감이 날아다닌다 (진짜..?) 나의 학습 기록과 커리어 성장 기록으로서 앞으로도 블로그를 꾸준히 할 예정이다!
2. 완벽주의 말고 완벽 추구 ㅡ "블로깅 과제"
PMB에서는 매 수업이 끝나면 수업 내용과 관련된 주제로 블로깅 과제를 진행하게 된다. 나의 목표는 모든 과제의 마감(다음 수업 시간 이전까지 마무리하기)을 지키고, 성실하게 최선을 다해서 임하자! 였다. 결과적으로 면접 준비로 바빴던 때 한 번을 제외하고는 20번의 마감을 지켜냈다.
원래 나는 완벽 추구보다 완벽주의에 가까운 사람이었다. 완성도에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늘 생각이 많은 경향이 있었다. 처음에는 하루종일 과제 생각을 놓을 수가 없었을 정도였다. 하지만 21번의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자연스럽게 완벽주의를 내려놓기 시작했다. 괜찮아! 나는 계속 배워서 지금보다 내일 더 잘하게 될 거니까. 이것 또한 내가 PMB를 통해 얻은 귀중한 레슨런이다.
모든 과제의 퀄리티가 100%인 것은 아니다.
하지만 완벽주의보다는 완벽 추구가 옳은 법, "과정"에 집중하자!
일단은 학습한 기억이 생생할 때 60%라도 만들어두면, 추후에 디벨롭하는 건 훨씬 쉬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게다가 매번 성실히 포스팅을 작성하면서 복습도 되고, 학습에 대한 동기부여도 되었기 때문에 결과적으론 공부에도 효과적이었다.
21번의 마감은 나의 글력을 탄탄하게 만들어줬다. 논리적인 글을 쓰는 데에 자신감이 없었는데, 주어진 가이드를 따라서 자료 조사를 진행하고, 분석하고, 그 결과를 글로 공유하고, 피드백을 받으면서 점점 자신이 붙었다. 10개를 쓰면 그중 6개는 "참고하면 좋을 동기"로 꼽혔다! 이때 블로깅 과제 완성도에 대한 나만의 기준이 잡혔다.
물론 원래의 성향대로라면 무리해서라도 높은 기준을 달성하는 편이었지만, 이번에는! 상황에 맞춰 적절히 리소스 분배를 하며 조율하는 경험을 했고, 그 결과도 무척 만족스러웠다. 과제는 기본적으로 수료 전에만 마무리하면 되며, 수업 전까지 완성하는 것은 권고 사항이었다. 나는 몇 주간 이 "권고 사항"을 "나 자신과의 약속"으로 정하고 지키고 있었던 것. 즉, 나 자신과의 완만한 협의를 통해 조율할 수 있는 기준이었다. 😇 그리하여 면접 준비 기간에는 무리하지 않기를 택했다.
과제는 초안만 작성해두고 마감을 연기하되 당장의 채용 프로세스에 보다 리소스를 집중했다. 물론, 면접을 성실히 마친 이후에는 새로운 과제와 마감을 연기했던 과제를 계획에 맞춰 완성했다. 마감을 연기했던 과제는 별도로 크루 님 피드백을 요청드려 개선점을 확인코자 했다.
그런데 이렇게 좋은 피드백을 받았다. '아, 이렇게 하면 되는 구나. 필요하지 않은 상황에서까지 무리하며 빠른 시간에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내는 데에 집착하지 않아도 되는구나! 그래도 잘한 결과물을 낼 수 있는 거구나!' 하고 깨달았다. 그때 그 과제는 여기에(링크)
또, 실제로 와디즈 현직자이신 지인분께 와디즈 포스팅에 대한 피드백을 받기도 했는데, 내가 분석한 기업의 현직자에게서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는 경험 또한 무척 의미 있었다.
그 외에도 커리어 관련 커뮤니티 모임에서 블로깅 과제 현황을 공유하고, 다른 멤버분들께 피드백을 받기도 했다. 어떤 부분을 개선하면 좋을지. 또 어떤 부분을 유지해야 할지 듣는 게 많은 도움이 되었다. 완성도가 100%가 아니더라도, 일단 해내는 것! 그게 결과적으로는 더 큰 학습과 성장을 만들어낸다는 걸 배웠다.
3. 함께 성장하는 동기들
지금까지 경험해본 여러 커뮤니티 중에서도 상부상조가 잘 되는 커뮤니티였다. 서로 동일한 직무를 목표로 하기 때문에 PM에 집중된 인사이트 공유가 가능했다. 31명의 동기들과 함께 PMB 8주 과정을 진행하며 수업을 듣고, 질문하고, 인사이트를 공유했다. 수업시간에 주저 없이 질문하고, 해결될 때까지 파고드는 동기들과 함께 공부할 수 있어서 감사했다. 나 또한 끈질기게 파고들 용기가 생겼고 함께 하니까 즐거웠다! 디스코드(슬랙과 유사한 커뮤니케이션 툴이다) 채널을 통해 동기들과 아티클을 비롯해 유용한 자료를 공유하면서, 따뜻하고 든든한 마음이 들었다.
사실 첫 주에는 조금 기죽기도 했었더랬다. 비교적 업무 경험이 짧은 나와 달리, 보다 풍부한 도메인 경험을 한 동기분들도 많았고, 나와 다르고 색다른 관점을 가진 분들도 많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내 장점은 꿋꿋하고 성실한 점이고, 어디에서든 배울 점을 찾아낸다는 점이지! 😎 '멋진 동기들과 한 자리에 있으니 나에게도 그런 멋짐이 있다는 뜻이겠구나', 하고 생각을 전환했다. 게다가 앞으로 IT업계에서 일하면서 자주 보게 될 사람들인데, "함께 일해보고 싶은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었다. 멋진 동기들은 존재만으로도 더없이 좋은 동기부여가 되었다. 이때의 경험은 추후에 회사에서 멋진 동료들과 함께 일할 때에도 강력한 성장 역량이 될 것이다.
PM으로서 가장 중요한 역량은 커뮤니케이션 스킬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동기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쌓아온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주의 깊게 지켜보며 얻어내고 있다. 지금까지 내가 해왔던 경험만으로는 미처 몰랐던 인사이트도 얻을 수 있는 절호의 찬스! PMB 과정이 끝난 지금도 여전히 동기들과의 스터디를 진행하면서 서로의 프로젝트에 대한 적극적인 피드백을 주고받고 있다. (새벽 세시까지도 이어지는 우리의 피드백💥) 이런 시간을 통해 나는 나날이 더 나은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사람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렇게 멋진 동기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에 용감하게 도전한 과거의 나, 굿잡! 땡큐!
아쉬운 점은?
따로 요청하지 않아도, 과제에 대한 다양한 피드백을 얻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물론 블로깅 과제의 완성도에 있어 나만의 기준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 막 학습한 내용을 기반으로 작성한 블로깅 과제였다 보니 좀 더 확실한 피드백을 자주 받고 싶었다. 기존에 [페어 리뷰] ㅡ 같은 동기끼리의 피드백해주는 시스템이 있었지만, 그것만으로는 조금 부족한 느낌이 들었다. 그 이유는, 피드백 작성 일정이 지켜지지 않아 오래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했기 때문에 이 부분이 아쉬웠다... 직접 크루 분들께 피드백을 요청드렸을 때, 꼼꼼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고 훨씬 만족스러웠다. 이런 피드백이 기본적으로 주어진다면 보다 만족도 높은 학습과정이 될 것 같다!
앞으로의 수수나는 어떤 길을 걷게 될까?
신규 서비스를 기획하는 팀 프로젝트 ㅡ 앱 서비스 출시
PMB 강의는 모두 마쳤지만, 아직 부족한 부분이 있다. 바로, 개발자와 함께 프로덕트를 만들어나가는 협업 경험. 가장 필수적이면서 가장 어려운 그것이다. 현재는 나를 포함해 2인의 PM이 신규 프로덕트 MVP를 기획하는 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팀 프로젝트는 기획 단계까지만 진행하게 되는데, 추후에 사이드 프로젝트로서 개발자를 구해서 올해 하반기 중으로 실제 앱 서비스로 만들어볼 계획에 있다!💥🍅
+) 프로젝트에서 역시나 배우는 것들이 많아 꾸준히 "레슨런"을 기록하고 있다. 나중엔 이것 또한 포스팅으로 공유하려 한다. 😄
본격적인 PM 커리어 쌓기 ㅡ 포트폴리오 제작, 입사 지원
팀 프로젝트가 끝나면 프로젝트 내용을 바탕으로 이력서, 포트폴리오를 제작할 예정이다. 수료 이후에는 바로 취업준비에 올인하고, 나와 fit이 맞는 기업에 취업해서 프로덕트를 만드는 실무 경험을 쌓는 게 목표다. 개인적으로 관심 있게 보고 있는 기업들에서 채용을 진행 중이기도 해서, 열심히 지원해볼 계획이다!
+) PMB를 하면서 나와 잘 맞는 기업은 어떤 조건을 갖춘 곳인가? 생각해보기도 했다.
1. 애자일 하게 일하는 조직
2. 직책에 관계없이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조직
3. 고객 중심 사고를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조직
...
등이 있는데, 이것 또한 추후에 별도의 포스팅을 통해 <나는 어떤 PM인가?>와 더불어 정리해보고 싶다.
프로페셔널한 글쓰기를 지속하기 위해 ㅡ 브런치 작가 신청
또한, 티스토리로 작성한 포스팅을 모아 브런치 작가 신청을 진행하려 한다. ㅎㅎ 이전에 2번 떨어진 경험이 있어서, 이번에는 될까?! 싶지만, 열심히 준비해온 포스팅이니 되겠지! 안 해주면 브런치 손해! 나는 괜찮음! (자기 합리화...🤤) 프로페셔널한 글을 쓸 수 있는 사람으로서의 글쓰기 채널을 만들고 싶다. 브런치의 경우, IT업계 종사자분들이 이미 많은 글을 쓰고 있는 채널이라서, 나 또한 브런치에서 꼭 한 자리 차지하고 열심히 글을 써나가고 싶다. 그러다 보면 더 많은 분들께 내 글이 읽힐 수 있을 것 같다.
+) 9/1에 브런치 작가 신청에 통과했다! 야호🥳 이제는 브런치에서도 글을 연재할 계획이다 :)
다음 포스팅은 팀 프로젝트에서의 얻은 레슨런을 공유하는 포스팅이 될 예정! 커밍순!
수수나
"어떻게 해야 더 많은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을까?" 고민을 시작으로 PM에 도전합니다.
코드스테이츠 PM 부트캠프 7기에서의 배움을 시작으로 저만의 관점이 담긴 기록을 쌓아나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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